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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가 잠시 멈춘 순간, 감각은 깨어난다 : 핌(FIM) 김재현, 오연진 2인전 《파도가 쉬는 순간》 개최

김민주
2025-05-19

핌(FIM) 《파도가 쉬는 순간(When the Wave Rests)》 전시 전경 (사진 제공: 핌)


서울시 용산구의 전시 공간 핌(FIM)에서 두 젊은 작가, 김재현과 오연진을 선보이는 2인전 《파도가 쉬는 순간(When the Wave Rests)》이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일상의 흐름 속에서 간과되기 쉬운 미세한 감각의 변화를 포착하고, 그것을 시각 언어로 풀어내는 두 작가의 실험적 접근을 조명한다. 


김재현(b.1993)은 회화를 통해 기억과 감각의 잔상을 포착하는 작가다. 그의 작업은 시간 속에 스며드는 공기, 빛, 온도 같은 비물질적 요소들이 화면 위에 쌓여가는 과정을 담아낸다. 신작 ⟪Bus ride attention⟫(2025)에서는 선과 색면이 중첩되고 흐려지며, 감각이 점차 사라져가는 순간의 기억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특히 수직적인 붓질로 구현된 선적인 요소들은 도시의 구조적 이미지를 환기시키며, 자연과 감각의 단절을 회화적으로 되살리려는 시도를 보여준다. 그의 화면은 형태로는 붙잡을 수 없는 흐름과 순간을 담아내는 감각적 장으로 기능한다.


핌(FIM) 《파도가 쉬는 순간(When the Wave Rests)》 전시 전경 (사진 제공: 핌)


반면 오연진(b.1993)은 사진의 물성과 감광 과정에 집중한다. 그는 이미지가 만들어지는 경계의 순간을 조형적으로 해석하며, 빛과 화학적 반응의 우연을 수용하는 실험적 태도를 견지한다. 신작 ⟪Penumbra⟫(2025) 시리즈는 전통적인 암실 기법을 변형한 작업으로, 여러 번의 노광과 중간 단계에서의 정착 용액 개입 등을 통해 시간과 빛의 중첩 구조를 시각화한다. 그 결과로 탄생한 이미지는 회화와 조각 사이를 넘나들며, 현실과 비현실, 정지와 움직임이 공존하는 경계적 풍경을 만들어낸다.


핌(FIM) 《파도가 쉬는 순간(When the Wave Rests)》 전시 전경 (사진 제공: 핌)


《파도가 쉬는 순간》은 변화의 흐름 속에서 우리가 놓쳐온 섬세한 감각을 되새기고, 익숙한 세계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방법을 제안한다. 두 작가는 각기 다른 매체를 통해 감각과 시간, 이미지와 물질 사이의 접점을 탐구하며,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순간들이 얼마나 풍요로운 의미를 담고 있는지를 일깨운다. 이번 전시는 단지 시각적 경험에 그치지 않고, 감각의 기억과 매체의 본질을 되묻는 동시대적 실천으로 기능한다. 파도가 잠시 멈춘 그 순간, 작가들은 그 안에서 삶의 섬세한 결을 포착한다.




작가 소개


김재현(b.1993)은 주변의 보이지 않는 움직임과 변화의 흔적을 회화로 기록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그의 작품은 특정한 순간을 포착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쌓이고 흘러가며 만들어내는 감각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형성된다. 층층이 쌓인 기억과 같이 그의 화면에는 빠르게 사라지는 빛의 흔적, 공기 중에 머무는 습도, 미세하게 변하는 색과 형태들이 각기 다른 시간성과 속도로 뒤섞인다. 이러한 회화적 접근은 고정된 이미지 속에서도 지속적인 움직임을 암시하며, 우리가 평소 지나치던 감각들을 환기하고, 이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한다. 김재현은 홍익대학교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프랭크 모어 인스티튜트에서 회화과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개인전 《Watering》(413 BETA, 서울, 2024), 《질문의 형상들》(그래비티 이펙트, 서울, 2019) 을 개최했고, 《지연된 리허설》(챔버, 서울, 2024), 《Gathering Folds》(갤러리 인 HQ, 서울, 2024),《A hymn or a twinge 》(Galerie Noord, 그로닝겐, 네덜란드, 2022), 《Belofte 17 》(Kunstliefde, 위트레이트, 네덜란드, 2022) 등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오연진(b.1993)은 사진의 물리적·개념적 경계를 확장하며, 빛과 감광 재료의 상호작용 속에서 이미지가 형성되는 방식을 탐구한다. 그는 빛과 물질이 맺는 관계를 기록하거나 조형적으로 변형하는 방식을 통해, 사진 이미지가 단순한 재현을 넘어 시간성과 공간성을 내포한 물질적 존재로 작용할 가능성을 실험한다. 그의 작업은 투명성, 층위, 우연적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사진의 개념을 재정의하는 과정에서 회화, 조각 등 다른 매체와의 관계성을 확장하기도 한다. 이를 통해 작가는 우리가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이미지의 구조를 낯설게 바라보게 하고, 감각과 지각 사이의 간극을 재고하도록 유도한다. 오연진은 서울대학교 디자인학부를 졸업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 전문사를 졸업했다. 《 이것은 의견이 아니다. 아니, 의견인가?》(OCI 미술관, 서울, 2024), 《트위드》(디스위켄드룸, 서울, 2022), 《기억의 조차》(송은 아트스페이스, 서울, 2021)에서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T3 PHOTO ASIA》 (도쿄 미드타운 야에스, 도쿄, 2024), 《뼈와 살》(프라이머리프랙티스, 서울, 2023), 《정착세계》(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서울, 2022) 등 그룹전에 참여했다.  


사진 및 자료 제공: 핌(FIM) 


Edited by 김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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