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연미 BYUN Younmi, 〈다시 숲26-07〉, Acrylic, coffee grounds on canvas, 55 x 46cm, 2026
(사진 제공: 노화랑)
서울 종로구 노화랑에서는 2026년 5월 28일부터 6월 18일까지 재불화가 변연미의 개인전 《스스로 그러한 숲》을 개최한다. 1994년 이후 프랑스를 기반으로 활동해온 변연미는 오랜 시간 ‘숲’을 주요한 회화적 모티프로 삼아 자연을 단순한 재현의 대상이 아닌 감각과 인식의 장으로 탐구해왔다. 이번 전시는 프랑스의 뱅센느 숲을 비롯해 작가가 일상적으로 마주해온 숲의 경험을 바탕으로, ‘본다’는 행위와 자연을 감각하는 방식에 대한 오랜 사유를 집약적으로 선보인다.
작가에게 숲은 하나의 풍경이나 장소가 아니라 빛과 시간, 공기와 감각이 중첩된 총체적 경험에 가깝다. 산책은 단순한 일상이 아니라 작업의 출발점이자 사유의 방식이며, 그는 숲을 걷는 동안 나무와 빛, 바람의 흐름을 온몸으로 감각하며 자연과 인간 사이의 관계를 탐색해왔다. 이러한 경험은 회화 속에서 특정 풍경의 재현을 넘어, 끊임없이 변화하는 인식의 장으로서의 숲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이어진다.
특히 1999년 유럽을 강타한 태풍 이후 작가가 목격한 쓰러지고 뒤엉킨 숲의 풍경은 자연을 안정된 질서가 아닌 예측할 수 없는 순환과 변화의 구조로 바라보게 한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그 결과 변연미의 숲은 익숙하면서도 낯선 감각을 동시에 불러일으킨다. 화면을 가로지르는 가지와 중첩된 색의 층위, 그리고 그 사이를 흐르는 빛은 자연의 질서와 붕괴, 회복의 시간을 함께 품으며 관객의 감각을 화면 안으로 끌어들인다.

변연미 BYUN Younmi, 〈다시 숲21-09〉, Acrylic, coffee grounds on canvas, 259 x 388cm (diptych), 2021
(사진 제공: 노화랑)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다시 숲〉 연작의 신작들은 이전 작업과 비교해 한층 더 숲 가까이 다가선 시선을 보여준다. 과거의 작업들이 숲을 다소 거시적인 풍경으로 바라보았다면, 이번 근작들은 작디작은 인간의 시선으로 숲 내부에 스며들 듯 접근한다. 화면 속 관객은 숲을 바라보는 위치에 머무르지 않고, 마치 숲 안을 직접 거닐며 빛과 공기의 흐름을 감각하는 존재로 이동하게 된다.
특히 〈다시 숲26-07〉(Acrylic, coffee grounds on canvas, 55 x 46cm, 2026)에서는 빽빽하게 들어선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강렬한 빛이 화면 전체를 뒤덮는다. 화면 속 숲은 분명 나무의 형상을 유지하고 있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구체적인 풍경은 점차 해체되고 수천 개의 작은 빛 입자들이 서로 얽혀 진동하는 추상적 감각으로 전환된다. 깊은 녹색의 층위와 수직적으로 반복되는 나무의 리듬은 실제 숲의 재현이라기보다 빛과 감각이 응축된 하나의 생명체처럼 다가온다. 이는 후기 인상주의 이후 빛의 감각을 탐구했던 모네의 말년 회화를 떠올리게 하면서도, 숲이라는 공간을 단순한 자연 풍경이 아닌 거대한 자연의 흐름과 우주적 감각으로 확장시킨다. 관객은 더 이상 숲을 외부에서 바라보는 존재가 아니라, 숲 안으로 스며들어 빛과 공기, 생명의 흐름 속에서 스스로 숲의 일부가 되는 경험에 가까워진다.

변연미 BYUN Younmi, 다시 숲26-09〉, Acrylic, coffee grounds on canvas, 81 x 65cm, 2026
(사진 제공: 노화랑)
반면 〈다시 숲26-09〉(Acrylic, coffee grounds on canvas, 81 x 65cm, 2026)에서는 숲의 감각이 보다 밝고 유기적인 생명의 흐름으로 이어진다. 화면을 가득 메운 하얀 꽃과 초록의 식생은 구체적인 자연의 형상을 유지하면서도 빛에 의해 흔들리는 감각적 장면으로 확장된다. 작가는 빛을 단순한 조명 효과가 아닌 자연을 살아 움직이게 하는 존재론적 요소처럼 다루며, 관객으로 하여금 숲의 표면이 아니라 그 내부의 호흡과 리듬을 감각하게 만든다. 특히 화면 가까이 밀착된 시점은 자연을 관조의 대상으로 바라보기보다 그 일부로 함께 존재하는 경험을 유도한다.
이러한 작업은 프랑스 철학자 메를로퐁티(Maurice Merleau-Ponty)의 현상학적 시각과도 맞닿아 있다. 메를로퐁티는 인간의 감각과 신체를 세계를 인식하는 중심으로 바라보며, ‘본다’는 행위를 단순한 시각적 재현이 아니라 세계와 몸이 서로 얽히는 경험으로 설명했다. 변연미의 회화 역시 숲을 대상화된 풍경으로 고정하지 않고, 인간의 감각과 자연의 흐름이 서로 침투하는 살아있는 장으로 드러낸다. 동시에 그의 작업은 인상주의 이후 빛과 감각의 문제를 계승하면서도, 재현과 추상 사이를 오가며 보다 감각적이고 몰입적인 자연 경험을 구축한다.
노화랑은 이번 전시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다고 믿어온 숲의 이미지를 새로운 시선으로 경험하게 하는 자리”라고 설명하며, “변연미의 작업은 숲의 형태를 재현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그 안을 흐르는 빛과 공기, 시간의 감각을 회화적으로 드러낸다”고 전했다. 《스스로 그러한 숲》은 자연과 인간, 감각과 인식 사이의 간극을 탐색해온 변연미의 오랜 사유가 응축된 전시로, 관객으로 하여금 숲을 바라보는 것을 넘어 어느 순간 스스로 숲이 되어 감각하는 경험에 이르게 한다.
Edited by 김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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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연미 BYUN Younmi, 〈다시 숲26-07〉, Acrylic, coffee grounds on canvas, 55 x 46cm, 2026
(사진 제공: 노화랑)
서울 종로구 노화랑에서는 2026년 5월 28일부터 6월 18일까지 재불화가 변연미의 개인전 《스스로 그러한 숲》을 개최한다. 1994년 이후 프랑스를 기반으로 활동해온 변연미는 오랜 시간 ‘숲’을 주요한 회화적 모티프로 삼아 자연을 단순한 재현의 대상이 아닌 감각과 인식의 장으로 탐구해왔다. 이번 전시는 프랑스의 뱅센느 숲을 비롯해 작가가 일상적으로 마주해온 숲의 경험을 바탕으로, ‘본다’는 행위와 자연을 감각하는 방식에 대한 오랜 사유를 집약적으로 선보인다.
작가에게 숲은 하나의 풍경이나 장소가 아니라 빛과 시간, 공기와 감각이 중첩된 총체적 경험에 가깝다. 산책은 단순한 일상이 아니라 작업의 출발점이자 사유의 방식이며, 그는 숲을 걷는 동안 나무와 빛, 바람의 흐름을 온몸으로 감각하며 자연과 인간 사이의 관계를 탐색해왔다. 이러한 경험은 회화 속에서 특정 풍경의 재현을 넘어, 끊임없이 변화하는 인식의 장으로서의 숲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이어진다.
특히 1999년 유럽을 강타한 태풍 이후 작가가 목격한 쓰러지고 뒤엉킨 숲의 풍경은 자연을 안정된 질서가 아닌 예측할 수 없는 순환과 변화의 구조로 바라보게 한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그 결과 변연미의 숲은 익숙하면서도 낯선 감각을 동시에 불러일으킨다. 화면을 가로지르는 가지와 중첩된 색의 층위, 그리고 그 사이를 흐르는 빛은 자연의 질서와 붕괴, 회복의 시간을 함께 품으며 관객의 감각을 화면 안으로 끌어들인다.
변연미 BYUN Younmi, 〈다시 숲21-09〉, Acrylic, coffee grounds on canvas, 259 x 388cm (diptych), 2021
(사진 제공: 노화랑)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다시 숲〉 연작의 신작들은 이전 작업과 비교해 한층 더 숲 가까이 다가선 시선을 보여준다. 과거의 작업들이 숲을 다소 거시적인 풍경으로 바라보았다면, 이번 근작들은 작디작은 인간의 시선으로 숲 내부에 스며들 듯 접근한다. 화면 속 관객은 숲을 바라보는 위치에 머무르지 않고, 마치 숲 안을 직접 거닐며 빛과 공기의 흐름을 감각하는 존재로 이동하게 된다.
특히 〈다시 숲26-07〉(Acrylic, coffee grounds on canvas, 55 x 46cm, 2026)에서는 빽빽하게 들어선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강렬한 빛이 화면 전체를 뒤덮는다. 화면 속 숲은 분명 나무의 형상을 유지하고 있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구체적인 풍경은 점차 해체되고 수천 개의 작은 빛 입자들이 서로 얽혀 진동하는 추상적 감각으로 전환된다. 깊은 녹색의 층위와 수직적으로 반복되는 나무의 리듬은 실제 숲의 재현이라기보다 빛과 감각이 응축된 하나의 생명체처럼 다가온다. 이는 후기 인상주의 이후 빛의 감각을 탐구했던 모네의 말년 회화를 떠올리게 하면서도, 숲이라는 공간을 단순한 자연 풍경이 아닌 거대한 자연의 흐름과 우주적 감각으로 확장시킨다. 관객은 더 이상 숲을 외부에서 바라보는 존재가 아니라, 숲 안으로 스며들어 빛과 공기, 생명의 흐름 속에서 스스로 숲의 일부가 되는 경험에 가까워진다.
변연미 BYUN Younmi, 다시 숲26-09〉, Acrylic, coffee grounds on canvas, 81 x 65cm, 2026
(사진 제공: 노화랑)
반면 〈다시 숲26-09〉(Acrylic, coffee grounds on canvas, 81 x 65cm, 2026)에서는 숲의 감각이 보다 밝고 유기적인 생명의 흐름으로 이어진다. 화면을 가득 메운 하얀 꽃과 초록의 식생은 구체적인 자연의 형상을 유지하면서도 빛에 의해 흔들리는 감각적 장면으로 확장된다. 작가는 빛을 단순한 조명 효과가 아닌 자연을 살아 움직이게 하는 존재론적 요소처럼 다루며, 관객으로 하여금 숲의 표면이 아니라 그 내부의 호흡과 리듬을 감각하게 만든다. 특히 화면 가까이 밀착된 시점은 자연을 관조의 대상으로 바라보기보다 그 일부로 함께 존재하는 경험을 유도한다.
이러한 작업은 프랑스 철학자 메를로퐁티(Maurice Merleau-Ponty)의 현상학적 시각과도 맞닿아 있다. 메를로퐁티는 인간의 감각과 신체를 세계를 인식하는 중심으로 바라보며, ‘본다’는 행위를 단순한 시각적 재현이 아니라 세계와 몸이 서로 얽히는 경험으로 설명했다. 변연미의 회화 역시 숲을 대상화된 풍경으로 고정하지 않고, 인간의 감각과 자연의 흐름이 서로 침투하는 살아있는 장으로 드러낸다. 동시에 그의 작업은 인상주의 이후 빛과 감각의 문제를 계승하면서도, 재현과 추상 사이를 오가며 보다 감각적이고 몰입적인 자연 경험을 구축한다.
노화랑은 이번 전시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다고 믿어온 숲의 이미지를 새로운 시선으로 경험하게 하는 자리”라고 설명하며, “변연미의 작업은 숲의 형태를 재현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그 안을 흐르는 빛과 공기, 시간의 감각을 회화적으로 드러낸다”고 전했다. 《스스로 그러한 숲》은 자연과 인간, 감각과 인식 사이의 간극을 탐색해온 변연미의 오랜 사유가 응축된 전시로, 관객으로 하여금 숲을 바라보는 것을 넘어 어느 순간 스스로 숲이 되어 감각하는 경험에 이르게 한다.
Edited by 김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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