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이트 큐브 서울, 엘 아나추이(El Anatsui) 《LuwVor》, 2026 3월 18일 – 4월 18일.
(사진 제공: 화이트 큐브)
화이트 큐브는 세계적인 설치작가 엘 아나추이(El Anatsui, 1944년 가나 아냐코 출생)의 개인전을 2026년 3월 서울과 홍콩에서 개최한다. 화이트 큐브 서울에서 시작되는 이번 전시 《LuwVor》는 화이트 큐브가 엘 아나추이의 작품을 처음 선보이는 자리로, 이후 화이트 큐브 홍콩 전시와 아트 바젤 홍콩으로 이어지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특히 이번 전시는 작가가 2024년 상하이 푸동 미술관에서 개최한 전시 《El Anatsui: After the Red Moon》과, 2023–2024년 런던 테이트 모던 현대자동차 커미션으로 선보여 큰 호평을 받은 설치작 <Behind the Red Moon> 이후 새롭게 선보이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아시아에서 처음 공개되는 이번 신작은 화이트 큐브 서울을 시작으로 홍콩과 아트 바젤 홍콩까지 이어지며 작가의 최근 조각 작업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엘 아나추이는 금속, 점토, 나무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한 작업을 통해 물질의 변형과 문화적 서사를 탐구해 온 작가다. 특히 199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병뚜껑 작업은 금속 폐기물을 직조하듯 연결해 대형 조각을 구성하는 독창적인 방식으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아왔다. 작가는 조각을 제작 순간에 고정된 형태의 대상으로 보기보다 장소와 방향, 설치 조건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잠정적인 상태로 이해하며, 이러한 접근은 작가 작업의 핵심 개념인 ‘비고정적 형태(Non-fixed form)’로 이어진다.

화이트 큐브 서울, 엘 아나추이(El Anatsui) 《LuwVor》, 2026 3월 18일 – 4월 18일.
(사진 제공: 화이트 큐브)
1944년 가나에서 태어난 엘 아나추이는 영국 식민지 교육 체제 아래에서 서구 모더니즘에 기반한 미술 교육을 받았다. 이후 1975년 나이지리아로 이주해 은수카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탈식민주의적 예술 담론과 재료 실천이 활발했던 환경 속에서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발전시켜 왔다.
1970년대 후반 제작한 테라코타 작업, 특히 ‘깨진 항아리(Broken Pots)’ 연작은 작가 작업의 중요한 전환점을 이룬다. 다양한 점토 파편을 거칠게 접합해 만든 이 작업은 원상태로의 복원을 전제하는 논리에 저항하며 해체와 재구성을 생산적인 조형 행위로 전환했다. 훗날 작가는 “깨뜨린다는 발상은 개혁의 기회이며, 이는 파괴가 아니라 재탄생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러한 사고는 과거가 새로운 미래를 건설하는 데 필수적인 자원이라는 탈 식민주의적 신념을 대변하며, 과거로 돌아가 배움을 얻는다는 의미의 아칸 문화 개념 ‘산코파(Sankofa)’와도 맞닿아 있다.
화이트 큐브 서울과 홍콩에서 동시에 공개되는 이번 신작은 이러한 조각에 대한 작가의 탐구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낸다. 약 30여 년 전 시작된 병뚜껑 작업을 확장한 이번 연작은 가나 아크라에 위치한 스튜디오에서 제작되었으며, 수천 개의 유색 금속 병뚜껑을 절단하고 펼치고 접은 뒤 구리선으로 엮어 완성된다. 이러한 접합 구조는 표면 위로 드러나 작품의 두께와 이음새, 그리고 물질이 구축되는 과정을 가시화한다.

화이트 큐브 서울, 엘 아나추이(El Anatsui) 《LuwVor》, 2026 3월 18일 – 4월 18일.
(사진 제공: 화이트 큐브)
특히 이번 작업에서 처음으로 조각의 양면은 어느 한 면이 다른 면보다 우선하지 않는 상호적인 관계로 구성된다. 병뚜껑의 안쪽 면이 미묘하게 변조된 은빛 단색의 평면을 이루는 반면, 브랜드가 인쇄된 반대편은 흑색, 갈색, 황색과 산화된 적색이 어우러지며 토양을 연상시키는 색채 대비를 형성한다.
겉보기에는 명확한 경계를 가진 평면처럼 보이지만, 표면 곳곳의 작은 틈과 원형의 구멍, 불규칙하게 끊기는 분리 지점에서는 철사나 구조체, 혹은 공허한 공간이 드러나며 작품의 내부 구조를 암시한다. 벽에 고정되기보다 공간 안에 자연스럽게 흐르듯 드리워지는 설치 방식은 방향성을 고착시키지 않으며, 관람자가 다양한 시점에서 작품을 경험하도록 유도한다. 이러한 설치 방식은 작가가 오랫동안 발전시켜 온 ‘비고정적 형태’ 개념의 최근 전개를 보여준다.
한편 아트 바젤 홍콩(3월 27일–29일)에서도 본 연작을 대표하는 주요 작품이 소개된다. 공중에 설치된 작품은 한쪽 면에서 짙은 적갈색의 색조가 펼쳐지고, 반대편에서는 은빛 금속 표면이 드러나며 강렬한 시각적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아시아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엘 아나추이의 이번 신작은 화이트 큐브 서울(3월 18일–4월 18일), 화이트 큐브 홍콩(3월 25일–4월 25일), 그리고 아트 바젤 홍콩(3월 27일–29일)에서 만나볼 수 있다.
작가 소개
엘 아나추이(El Anatsui), Hyundai Commission El Anatsui_Behind the Red Moon, 2023, © El Anatsui. Courtesy El Anatsui Studio
(사진 제공: 화이트 큐브)
엘 아나추이는 가나와 나이지리아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1965년부터 1969년까지 콰메 은크루마 과학기술대학교에서 수학했으며, 1975년부터 나이지리아 은수카 대학 미술학과 조소 교수로 40년 이상 재직했다. 2015년에는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평생공로 부문 황금사자상을 수상했으며, 2023년에는 타임지가 선정한 ‘타임 100’에 이름을 올렸다. 엘 아나추이의 작품은 1995년 오사카 트리엔날레를 통해서 아시아에 처음 소개되었다. 이후 2010–11년 일본 각지에서 순회 개인전 《A Fateful Journey: Africa in the Works of El Anatsui》를 선보였다. 가장 최근 2024년 상하이 푸동 미술관에서 전시를 개최했으며, 2017년에는 일본미술협회로부터 프리미엄 임페리얼 국제 예술상 조각 부문을 수상한 바 있다.
또한 작가는 현대 커미션의 일환으로 영국 테이트 모던에서 개인전 《Hyundai Commission El Anatsui: Behind the Red Moon》을 선보였고 독일 뮌헨 하우스 데어 쿤스트에서 열린 대규모 서베이 전시 《Triumphant Scale(2019)》를 통해 스위스 쿤스트뮤지엄 베른과 도하의 마타프를 순회하였으며, 미국 애크런 미술관에서 개최한 《Gravity and Grace(2012)》는 뉴욕 브루클린 미술관과 마이애미의 배스 미술관 등 미국 내 여러 기관으로 이어졌다. 또한 2019년 가나 파빌리온이 첫 선을 보인 베니스 비엔날레를 포함해 이탈리아 베니스 비엔날레에 여러 차례 참가하는 등 전 세계 주요 기관에서 폭넓게 전시해 왔다. 빈 국립 오페라극장에서 선보인 ‘Safety Curtain’ 커미션 작업은 2026년 6월까지 공개된다.
엘 아나추이의 작품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뉴욕 현대미술관, 워싱턴 DC 스미소니언 국립 아프리카 미술관,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 빌바오 및 아부다비 구겐하임 미술관, 런던 대영박물관과 테이트 런던, 파리 퐁피두 센터, 로마 바티칸 박물관 등 권위 있는 기관의 국제 컬렉션에 소장되어 있다.
Edited by 김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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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큐브 서울, 엘 아나추이(El Anatsui) 《LuwVor》, 2026 3월 18일 – 4월 18일.
(사진 제공: 화이트 큐브)
화이트 큐브는 세계적인 설치작가 엘 아나추이(El Anatsui, 1944년 가나 아냐코 출생)의 개인전을 2026년 3월 서울과 홍콩에서 개최한다. 화이트 큐브 서울에서 시작되는 이번 전시 《LuwVor》는 화이트 큐브가 엘 아나추이의 작품을 처음 선보이는 자리로, 이후 화이트 큐브 홍콩 전시와 아트 바젤 홍콩으로 이어지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특히 이번 전시는 작가가 2024년 상하이 푸동 미술관에서 개최한 전시 《El Anatsui: After the Red Moon》과, 2023–2024년 런던 테이트 모던 현대자동차 커미션으로 선보여 큰 호평을 받은 설치작 <Behind the Red Moon> 이후 새롭게 선보이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아시아에서 처음 공개되는 이번 신작은 화이트 큐브 서울을 시작으로 홍콩과 아트 바젤 홍콩까지 이어지며 작가의 최근 조각 작업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엘 아나추이는 금속, 점토, 나무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한 작업을 통해 물질의 변형과 문화적 서사를 탐구해 온 작가다. 특히 199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병뚜껑 작업은 금속 폐기물을 직조하듯 연결해 대형 조각을 구성하는 독창적인 방식으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아왔다. 작가는 조각을 제작 순간에 고정된 형태의 대상으로 보기보다 장소와 방향, 설치 조건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잠정적인 상태로 이해하며, 이러한 접근은 작가 작업의 핵심 개념인 ‘비고정적 형태(Non-fixed form)’로 이어진다.
화이트 큐브 서울, 엘 아나추이(El Anatsui) 《LuwVor》, 2026 3월 18일 – 4월 18일.
(사진 제공: 화이트 큐브)
1944년 가나에서 태어난 엘 아나추이는 영국 식민지 교육 체제 아래에서 서구 모더니즘에 기반한 미술 교육을 받았다. 이후 1975년 나이지리아로 이주해 은수카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탈식민주의적 예술 담론과 재료 실천이 활발했던 환경 속에서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발전시켜 왔다.
1970년대 후반 제작한 테라코타 작업, 특히 ‘깨진 항아리(Broken Pots)’ 연작은 작가 작업의 중요한 전환점을 이룬다. 다양한 점토 파편을 거칠게 접합해 만든 이 작업은 원상태로의 복원을 전제하는 논리에 저항하며 해체와 재구성을 생산적인 조형 행위로 전환했다. 훗날 작가는 “깨뜨린다는 발상은 개혁의 기회이며, 이는 파괴가 아니라 재탄생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러한 사고는 과거가 새로운 미래를 건설하는 데 필수적인 자원이라는 탈 식민주의적 신념을 대변하며, 과거로 돌아가 배움을 얻는다는 의미의 아칸 문화 개념 ‘산코파(Sankofa)’와도 맞닿아 있다.
화이트 큐브 서울과 홍콩에서 동시에 공개되는 이번 신작은 이러한 조각에 대한 작가의 탐구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낸다. 약 30여 년 전 시작된 병뚜껑 작업을 확장한 이번 연작은 가나 아크라에 위치한 스튜디오에서 제작되었으며, 수천 개의 유색 금속 병뚜껑을 절단하고 펼치고 접은 뒤 구리선으로 엮어 완성된다. 이러한 접합 구조는 표면 위로 드러나 작품의 두께와 이음새, 그리고 물질이 구축되는 과정을 가시화한다.
화이트 큐브 서울, 엘 아나추이(El Anatsui) 《LuwVor》, 2026 3월 18일 – 4월 18일.
(사진 제공: 화이트 큐브)
특히 이번 작업에서 처음으로 조각의 양면은 어느 한 면이 다른 면보다 우선하지 않는 상호적인 관계로 구성된다. 병뚜껑의 안쪽 면이 미묘하게 변조된 은빛 단색의 평면을 이루는 반면, 브랜드가 인쇄된 반대편은 흑색, 갈색, 황색과 산화된 적색이 어우러지며 토양을 연상시키는 색채 대비를 형성한다.
겉보기에는 명확한 경계를 가진 평면처럼 보이지만, 표면 곳곳의 작은 틈과 원형의 구멍, 불규칙하게 끊기는 분리 지점에서는 철사나 구조체, 혹은 공허한 공간이 드러나며 작품의 내부 구조를 암시한다. 벽에 고정되기보다 공간 안에 자연스럽게 흐르듯 드리워지는 설치 방식은 방향성을 고착시키지 않으며, 관람자가 다양한 시점에서 작품을 경험하도록 유도한다. 이러한 설치 방식은 작가가 오랫동안 발전시켜 온 ‘비고정적 형태’ 개념의 최근 전개를 보여준다.
한편 아트 바젤 홍콩(3월 27일–29일)에서도 본 연작을 대표하는 주요 작품이 소개된다. 공중에 설치된 작품은 한쪽 면에서 짙은 적갈색의 색조가 펼쳐지고, 반대편에서는 은빛 금속 표면이 드러나며 강렬한 시각적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아시아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엘 아나추이의 이번 신작은 화이트 큐브 서울(3월 18일–4월 18일), 화이트 큐브 홍콩(3월 25일–4월 25일), 그리고 아트 바젤 홍콩(3월 27일–29일)에서 만나볼 수 있다.
작가 소개
(사진 제공: 화이트 큐브)
엘 아나추이는 가나와 나이지리아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1965년부터 1969년까지 콰메 은크루마 과학기술대학교에서 수학했으며, 1975년부터 나이지리아 은수카 대학 미술학과 조소 교수로 40년 이상 재직했다. 2015년에는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평생공로 부문 황금사자상을 수상했으며, 2023년에는 타임지가 선정한 ‘타임 100’에 이름을 올렸다. 엘 아나추이의 작품은 1995년 오사카 트리엔날레를 통해서 아시아에 처음 소개되었다. 이후 2010–11년 일본 각지에서 순회 개인전 《A Fateful Journey: Africa in the Works of El Anatsui》를 선보였다. 가장 최근 2024년 상하이 푸동 미술관에서 전시를 개최했으며, 2017년에는 일본미술협회로부터 프리미엄 임페리얼 국제 예술상 조각 부문을 수상한 바 있다.
또한 작가는 현대 커미션의 일환으로 영국 테이트 모던에서 개인전 《Hyundai Commission El Anatsui: Behind the Red Moon》을 선보였고 독일 뮌헨 하우스 데어 쿤스트에서 열린 대규모 서베이 전시 《Triumphant Scale(2019)》를 통해 스위스 쿤스트뮤지엄 베른과 도하의 마타프를 순회하였으며, 미국 애크런 미술관에서 개최한 《Gravity and Grace(2012)》는 뉴욕 브루클린 미술관과 마이애미의 배스 미술관 등 미국 내 여러 기관으로 이어졌다. 또한 2019년 가나 파빌리온이 첫 선을 보인 베니스 비엔날레를 포함해 이탈리아 베니스 비엔날레에 여러 차례 참가하는 등 전 세계 주요 기관에서 폭넓게 전시해 왔다. 빈 국립 오페라극장에서 선보인 ‘Safety Curtain’ 커미션 작업은 2026년 6월까지 공개된다.
엘 아나추이의 작품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뉴욕 현대미술관, 워싱턴 DC 스미소니언 국립 아프리카 미술관,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 빌바오 및 아부다비 구겐하임 미술관, 런던 대영박물관과 테이트 런던, 파리 퐁피두 센터, 로마 바티칸 박물관 등 권위 있는 기관의 국제 컬렉션에 소장되어 있다.
Edited by 김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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