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호미술관, 문주혜 《크로스헤어 플러스플러스플러스 Crosshair +++》 전시 전경, 2026.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금호미술관이 신진작가 지원 프로그램 《2026 금호영아티스트》 1부를 2026년 3월 6일부터 4월 12일까지 개최한다. ‘금호영아티스트’는 2000년대 중반 젊은 작가에 대한 제도적 지원의 필요성이 제기되던 시기에 출범한 금호미술관의 대표 공모 프로그램이다. 공고일 기준 만 35세 이하 대한민국 국적의 작가를 대상으로 평면, 입체, 다중매체 등 장르의 제한 없이 선발하며, 서류 심사와 포트폴리오 심사, 스튜디오 방문 및 작가 인터뷰 등 단계별 심사를 거쳐 최종 작가를 선정한다. 선정된 작가에게는 금호미술관 개인전 개최 기회와 함께 창작지원금, 전문가 비평글 지원 등이 제공된다.
‘금호영아티스트’는 2004년 제1회 공모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107명의 작가가 선정되어 개인전을 개최했다. 금호미술관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실험적 태도와 잠재력을 지닌 신진 작가들을 꾸준히 조명하며 동시대 미술의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해 왔다. 제23회 금호영아티스트에는 강동훈, 문주혜, 박현진, 서원미, 정수정, 최지원이 선정되었으며, 전시는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1부(3월 6일–4월 12일)에서는 강동훈, 문주혜, 서원미의 개인전을 선보이고, 2부(4월 24일–5월 31일)에서는 박현진, 정수정, 최지원의 전시가 이어질 예정이다.

금호미술관, 강동훈 《트라이글로시아 Triglossia》 전시 전경, 2026.
금호미술관 1층에서는 강동훈(b.1992)의 개인전 《트라이글로시아 Triglossia》가 열린다. 독일과 한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강동훈은 작곡가이자 연구자로서 시각과 청각을 넘나드는 작업을 통해 융합적인 표현 방식을 탐구해 왔다. 비교음악학과 음악심리학, 철학에 기반한 그의 작업은 음악적 언어의 차용과 연주자와의 협업 등 청각적 요소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작가는 서양음악을 다루는 동양인이라는 자기 인식에서 출발해 음악 체계가 역사와 정치적 조건 속에서 형성된 구성물이라는 문제의식으로 시선을 확장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 근현대 음악사를 연구하며 전쟁과 이념을 둘러싼 심리전과 선전 속에서 청각 매체가 수행한 역할에 주목한다. 일제강점기 식민 통치 아래 여러 이념이 교차하던 시기를 배경으로 가상의 라디오 드라마를 제작하고 이를 사운드 설치 작업으로 구현했다. 라디오 유물과 다채널 음향이 결합된 전시 공간에서 음악과 대사, 극의 흐름이 교차하며 당시의 정치적 긴장과 갈등을 감각적으로 환기한다. 전시 제목 ‘트라이글로시아(Triglossia)’는 하나의 공동체 안에서 서로 다른 세 언어가 정치·사회적 이유로 동시에 사용되는 사회언어학적 현상을 의미하며, 작가는 이를 통해 근대화와 식민지화 과정 속에서 라디오라는 청각 매체가 개인과 공동체에 어떤 방식으로 작동했는지 질문한다.

금호미술관, 문주혜 《크로스헤어 플러스플러스플러스 Crosshair +++》 전시 전경, 2026.
2층 전시실에서는 문주혜(b.1995)의 《크로스헤어 플러스플러스플러스 Crosshair +++》가 진행된다. 문주혜는 이미지에 내재한 문화적 코드와 관념을 넘어, 이미지 자체가 만들어내는 감각의 층위에 주목한다. 그는 이미지가 특정 서사를 전달하는 방식에서 종교화와 게임 세계관이 유사한 구조를 공유한다는 점에 주목하며, 이미지에 내재한 위계와 도상적 문법을 해체한다. 신화적 메시지를 담은 도상들을 평면 위에 부유하는 형상으로 재배치함으로써 원래의 맥락에서 벗어난 낯선 장면을 구성하고, 이러한 화면은 게임에서 나타나는 오류나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연상시키는 시각적 효과를 만들어낸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색이 지닌 상징성에도 주목한다. 게임에서 파랑이 에너지나 마법을, 빨강이 위험이나 체력 소진을 의미하듯 색은 세계관을 직관적으로 인식하게 하는 장치로 작동한다. 그러나 작가는 이러한 색의 코드 역시 교란하며 이미지의 위계를 흔든다. 작품 〈The Last Supper〉(2025)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 구도를 차용하되 검정을 주조색으로 삼고 노란 박쥐와 붉은 비둘기 형상을 배치해 원작의 상징 질서를 새롭게 재구성한다. 장지와 안료를 사용해 겹겹이 쌓인 색층은 화면에 축적된 시간의 흔적을 드러내며 새로운 감각적 표면을 형성한다.

금호미술관, 서원미 《대극장 Grand Theater》 전시 전경, 2026.
3층 전시실에서는 서원미(b.1990)의 개인전 《대극장 Grand Theater》가 열린다. 서원미는 추상과 구상을 넘나드는 회화를 통해 개인적 서사와 역사적 사건을 탐구해 왔다. 죽음과 불안, 트라우마와 같은 근원적 감정을 응시하는 그의 작업은 가족을 둘러싼 개인적 경험에서 출발해 점차 사회적 사건으로 시선을 확장해 왔다. 그는 그동안 <Facing>(2012–2016), <The Black Curtain>(2016–2019) 등의 연작을 통해 미완의 문제의식을 지속적으로 탐색하며 회화 안에서 감정과 서사의 긴장을 축적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다시 내면으로 향하는 과정에 놓인 작업들을 선보인다. 파주 출판단지에 위치한 작업실을 오가며 마주한 풍경과 일상의 경험 속에서 그는 자신이 직접 경험하고 관찰한 장면들, 그리고 미처 경험하지 못한 부분을 상상으로 확장하며 화가로서 삶을 감각하는 방식을 화면으로 옮긴다. 전시는 ‘낮’과 ‘밤’이라는 두 개의 무대로 구성된다. 낮의 무대가 외부 세계에서 발생하는 사건의 양상을 드러낸다면, 밤의 무대는 내면으로 회귀한 심리적 풍경을 보여준다. 서로 다른 시간과 감각이 교차하는 구조 속에서 서사는 점차 감각의 영역으로 스며들며 작가의 변화된 회화적 태도를 드러낸다.

금호미술관, 《2026 금호영아티스트》 1부 아카이브실
또한 지하 1층 전시실에는 이번 전시에 참여한 세 작가의 인터뷰 영상과 출판 자료 등을 소개하는 아카이브 공간이 마련되어 작가들의 작업 세계와 연구 과정을 보다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이번 《2026 금호영아티스트》 1부에서 세 작가는 감각을 조직하고 경험을 구조화하는 서로 다른 방식을 제시한다. 청각을 중심으로 역사와 권력의 구조를 탐색하는 사운드 작업, 이미지의 위계와 상징 체계를 흔드는 회화, 그리고 경험과 관찰, 상상 속에서 형성된 감각의 풍경을 다루는 회화는 각기 다른 경로로 세계와 접속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서로 다른 감각의 언어가 한 전시 안에서 교차하며 우리가 보고, 듣고, 이해해 온 인식의 틀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전시 기간 동안 참여 작가들의 작업 세계를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아티스트 토크도 마련된다. 3월 28일에는 문주혜, 4월 4일에는 강동훈, 4월 11일에는 서원미 작가의 토크가 각각 오후 2시에 진행된다. 이번 프로그램은 전시에서 제시된 감각적 경험과 작업의 배경이 되는 연구 과정, 창작 방식 등을 직접 들을 수 있는 자리로, 전시를 또 다른 관점에서 확장해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자료 제공: 금호미술관
Edited by 김민주
저작권자 ⓒ Thiscomesfr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금호미술관, 문주혜 《크로스헤어 플러스플러스플러스 Crosshair +++》 전시 전경, 2026.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금호미술관이 신진작가 지원 프로그램 《2026 금호영아티스트》 1부를 2026년 3월 6일부터 4월 12일까지 개최한다. ‘금호영아티스트’는 2000년대 중반 젊은 작가에 대한 제도적 지원의 필요성이 제기되던 시기에 출범한 금호미술관의 대표 공모 프로그램이다. 공고일 기준 만 35세 이하 대한민국 국적의 작가를 대상으로 평면, 입체, 다중매체 등 장르의 제한 없이 선발하며, 서류 심사와 포트폴리오 심사, 스튜디오 방문 및 작가 인터뷰 등 단계별 심사를 거쳐 최종 작가를 선정한다. 선정된 작가에게는 금호미술관 개인전 개최 기회와 함께 창작지원금, 전문가 비평글 지원 등이 제공된다.
‘금호영아티스트’는 2004년 제1회 공모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107명의 작가가 선정되어 개인전을 개최했다. 금호미술관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실험적 태도와 잠재력을 지닌 신진 작가들을 꾸준히 조명하며 동시대 미술의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해 왔다. 제23회 금호영아티스트에는 강동훈, 문주혜, 박현진, 서원미, 정수정, 최지원이 선정되었으며, 전시는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1부(3월 6일–4월 12일)에서는 강동훈, 문주혜, 서원미의 개인전을 선보이고, 2부(4월 24일–5월 31일)에서는 박현진, 정수정, 최지원의 전시가 이어질 예정이다.
금호미술관, 강동훈 《트라이글로시아 Triglossia》 전시 전경, 2026.
금호미술관 1층에서는 강동훈(b.1992)의 개인전 《트라이글로시아 Triglossia》가 열린다. 독일과 한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강동훈은 작곡가이자 연구자로서 시각과 청각을 넘나드는 작업을 통해 융합적인 표현 방식을 탐구해 왔다. 비교음악학과 음악심리학, 철학에 기반한 그의 작업은 음악적 언어의 차용과 연주자와의 협업 등 청각적 요소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작가는 서양음악을 다루는 동양인이라는 자기 인식에서 출발해 음악 체계가 역사와 정치적 조건 속에서 형성된 구성물이라는 문제의식으로 시선을 확장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 근현대 음악사를 연구하며 전쟁과 이념을 둘러싼 심리전과 선전 속에서 청각 매체가 수행한 역할에 주목한다. 일제강점기 식민 통치 아래 여러 이념이 교차하던 시기를 배경으로 가상의 라디오 드라마를 제작하고 이를 사운드 설치 작업으로 구현했다. 라디오 유물과 다채널 음향이 결합된 전시 공간에서 음악과 대사, 극의 흐름이 교차하며 당시의 정치적 긴장과 갈등을 감각적으로 환기한다. 전시 제목 ‘트라이글로시아(Triglossia)’는 하나의 공동체 안에서 서로 다른 세 언어가 정치·사회적 이유로 동시에 사용되는 사회언어학적 현상을 의미하며, 작가는 이를 통해 근대화와 식민지화 과정 속에서 라디오라는 청각 매체가 개인과 공동체에 어떤 방식으로 작동했는지 질문한다.
금호미술관, 문주혜 《크로스헤어 플러스플러스플러스 Crosshair +++》 전시 전경, 2026.
2층 전시실에서는 문주혜(b.1995)의 《크로스헤어 플러스플러스플러스 Crosshair +++》가 진행된다. 문주혜는 이미지에 내재한 문화적 코드와 관념을 넘어, 이미지 자체가 만들어내는 감각의 층위에 주목한다. 그는 이미지가 특정 서사를 전달하는 방식에서 종교화와 게임 세계관이 유사한 구조를 공유한다는 점에 주목하며, 이미지에 내재한 위계와 도상적 문법을 해체한다. 신화적 메시지를 담은 도상들을 평면 위에 부유하는 형상으로 재배치함으로써 원래의 맥락에서 벗어난 낯선 장면을 구성하고, 이러한 화면은 게임에서 나타나는 오류나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연상시키는 시각적 효과를 만들어낸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색이 지닌 상징성에도 주목한다. 게임에서 파랑이 에너지나 마법을, 빨강이 위험이나 체력 소진을 의미하듯 색은 세계관을 직관적으로 인식하게 하는 장치로 작동한다. 그러나 작가는 이러한 색의 코드 역시 교란하며 이미지의 위계를 흔든다. 작품 〈The Last Supper〉(2025)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 구도를 차용하되 검정을 주조색으로 삼고 노란 박쥐와 붉은 비둘기 형상을 배치해 원작의 상징 질서를 새롭게 재구성한다. 장지와 안료를 사용해 겹겹이 쌓인 색층은 화면에 축적된 시간의 흔적을 드러내며 새로운 감각적 표면을 형성한다.
금호미술관, 서원미 《대극장 Grand Theater》 전시 전경, 2026.
3층 전시실에서는 서원미(b.1990)의 개인전 《대극장 Grand Theater》가 열린다. 서원미는 추상과 구상을 넘나드는 회화를 통해 개인적 서사와 역사적 사건을 탐구해 왔다. 죽음과 불안, 트라우마와 같은 근원적 감정을 응시하는 그의 작업은 가족을 둘러싼 개인적 경험에서 출발해 점차 사회적 사건으로 시선을 확장해 왔다. 그는 그동안 <Facing>(2012–2016), <The Black Curtain>(2016–2019) 등의 연작을 통해 미완의 문제의식을 지속적으로 탐색하며 회화 안에서 감정과 서사의 긴장을 축적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다시 내면으로 향하는 과정에 놓인 작업들을 선보인다. 파주 출판단지에 위치한 작업실을 오가며 마주한 풍경과 일상의 경험 속에서 그는 자신이 직접 경험하고 관찰한 장면들, 그리고 미처 경험하지 못한 부분을 상상으로 확장하며 화가로서 삶을 감각하는 방식을 화면으로 옮긴다. 전시는 ‘낮’과 ‘밤’이라는 두 개의 무대로 구성된다. 낮의 무대가 외부 세계에서 발생하는 사건의 양상을 드러낸다면, 밤의 무대는 내면으로 회귀한 심리적 풍경을 보여준다. 서로 다른 시간과 감각이 교차하는 구조 속에서 서사는 점차 감각의 영역으로 스며들며 작가의 변화된 회화적 태도를 드러낸다.
금호미술관, 《2026 금호영아티스트》 1부 아카이브실
또한 지하 1층 전시실에는 이번 전시에 참여한 세 작가의 인터뷰 영상과 출판 자료 등을 소개하는 아카이브 공간이 마련되어 작가들의 작업 세계와 연구 과정을 보다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이번 《2026 금호영아티스트》 1부에서 세 작가는 감각을 조직하고 경험을 구조화하는 서로 다른 방식을 제시한다. 청각을 중심으로 역사와 권력의 구조를 탐색하는 사운드 작업, 이미지의 위계와 상징 체계를 흔드는 회화, 그리고 경험과 관찰, 상상 속에서 형성된 감각의 풍경을 다루는 회화는 각기 다른 경로로 세계와 접속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서로 다른 감각의 언어가 한 전시 안에서 교차하며 우리가 보고, 듣고, 이해해 온 인식의 틀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전시 기간 동안 참여 작가들의 작업 세계를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아티스트 토크도 마련된다. 3월 28일에는 문주혜, 4월 4일에는 강동훈, 4월 11일에는 서원미 작가의 토크가 각각 오후 2시에 진행된다. 이번 프로그램은 전시에서 제시된 감각적 경험과 작업의 배경이 되는 연구 과정, 창작 방식 등을 직접 들을 수 있는 자리로, 전시를 또 다른 관점에서 확장해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자료 제공: 금호미술관
Edited by 김민주
저작권자 ⓒ Thiscomesfr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