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윤주, Only The Ports Are Loyal To Us, 2019, 싱글채널 비디오, 16분
(사진 제공: 대안공간 루프)
서울시 중구 청계천로에 위치한 대한민국 1세대 비영리 전시공간 대안공간 루프에서 2026년 2월 27일부터 3월 31일까지 서울과 로테르담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시각예술 작가이자 연구자 곽윤주의 《곽윤주 개인전: 보우스트 막사 연대기》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와 대안공간 루프가 공동 주최하고 서울문화재단, CBK Rotterdam,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후원을 받아 진행된다.
《곽윤주 개인전: 보우스트 막사 연대기》는 서구 지식인들이 구축해 온 탈식민 담론의 공백을 응시하는 데서 출발한다. 전시의 중심축이 되는 ‘보우스트 막사’는 네덜란드 군인이자 건축가 아우구스트 보우스트 대위가 설계한 군사 시설로, 1930년대 나치의 확장에 대비해 건설된 이후 인도네시아 식민 전쟁과 한국전쟁 파병, 냉전기를 거쳐 오늘날 난민 보호소로 전환되기까지 굴곡진 현대사의 흐름을 고스란히 품어온 장소다. 곽윤주는 장기간의 아카이브 리서치와 현장 조사를 통해 이 건축물이 체현한 역사적 궤적을 추적하며, 제도화된 지식 체계가 간과해 온 균열의 지점을 드러낸다.

곽윤주, 인터뷰_피터, 2026, 리서치 파편, 4분, 싱글채널 비디오
(사진 제공: 대안공간 루프)
전시장에는 각 도시의 기록 보관소와 네덜란드 왕립 군사 아카이브 등에서 수집한 사진, 영상, 문서 자료가 함께 제시된다. 특히 1:50 비율로 제작된 보우스트 막사 건축 모형과 공간 바닥에 테이프로 재현된 도면은 방대한 역사적 서사를 신체적 감각으로 환기하는 장치로 기능한다. 관객은 텍스트와 이미지로 남은 기록을 단순히 읽는 데 그치지 않고, 공간을 거닐며 구조를 몸으로 경험하게 된다. 영상 작업 〈Only The Ports Are Loyal To Us〉(2020)는 네덜란드와 인도네시아를 잇는 해양 이동성에 주목하며, 식민주의 사업을 가능하게 했던 시청각 아카이브의 권력 구조를 비판적으로 해체한다. 항구와 선박, 수라바야의 풍경을 교차시키는 화면은 과거의 기록과 현재의 이미지가 중첩되는 지점을 드러내며, 식민의 역사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임을 암시한다. 아마드와 피터의 인터뷰 영상(2026)은 서로 등을 맞댄 채 양쪽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설치되어 역사적 경험의 위치성과 충돌을 구조적으로 드러낸다. 냉전기 전신감청사로 복무했던 피터의 증언과 일본군 보조병 헤이호로 동원되었다고 말하는 아마드의 기억은 정보의 익명성과 개인 서사의 불확실성을 동시에 환기한다. 작가는 사실 여부의 검증을 넘어서, 기억이 현재의 맥락 속에서 어떻게 재구성되는지를 질문한다. 이번 전시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Holy Territory〉(2026)는 수라바야 전투 재연 커뮤니티를 다루며, 역사에 대한 현재주의적 재해석이 지닌 위험성을 지적한다. 영웅적 서사와 애국주의적 감정이 복합적인 맥락을 단순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작업은 기억의 정치학을 비판적으로 성찰한다. 이처럼 전시는 침묵된 목소리를 복원하고 억압된 기억을 가시화하는 예술적 실천을 통해, 동시대의 인식론적 공백 속에서 새로운 주체성과 정체성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곽윤주, Holy Territory, 2020, 25분, 싱글채널 비디오
(사진 제공: 대안공간 루프)
전시 기간 중에는 두 차례의 연계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3월 14일에는 수라바야 기반 문화 활동가 아니타 실비아의 강연과 곽윤주와의 대화가 진행되며, 도시를 ‘걷기’라는 실천을 통해 기록하는 「페르티간 지도」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식민지적 경계의 지속성을 짚는다. 3월 20일에는 문선아, 양지윤, 곽윤주가 참여하는 대담이 열려 냉전과 군사주의, 건축과 삶의 관계를 교차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전시가 제기하는 문제의식을 보다 입체적으로 확장하는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보우스트 막사 연대기》는 아카이브와 현장 조사, 픽션과 논픽션을 넘나드는 영상 에세이를 통해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여온 역사 서술의 구조를 다시 사유하게 한다. 전시는 3월 31일까지(매주 일·월 휴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작가 소개
곽윤주 Yunjoo Kwak (born in Seoul, South Korea, 1977)
곽윤주는 서울과 로테르담을 기반의 시각예술 작가이자 연구자이다. 그는 공식·비공식 아카이브, 건축, 역사
연구를 기반으로 현장 조사, 아카이벌 리서치, 지역 커뮤니티와의 연대 방식을 결합하며 작업한다. 또한 비디오
에세이, 사진, 디지털 몽타주, 아카이브 설치 작업을 통해 역사, 사회적 배제, 이주, 타자성, 영성의 문제를
다층적으로 다룬다. 그는 기념비를 세우기보다, 시각적 증언을 만들어 가면서 공식 서사에서 배제된 목소리와
개인과 집단의 기억에 대한 공감의 장을 구축한다.
사진 및 자료 제공: 대안공간 루프
Edited by 김민주
저작권자 ⓒ Thiscomesfr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제공: 대안공간 루프)
서울시 중구 청계천로에 위치한 대한민국 1세대 비영리 전시공간 대안공간 루프에서 2026년 2월 27일부터 3월 31일까지 서울과 로테르담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시각예술 작가이자 연구자 곽윤주의 《곽윤주 개인전: 보우스트 막사 연대기》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와 대안공간 루프가 공동 주최하고 서울문화재단, CBK Rotterdam,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후원을 받아 진행된다.
《곽윤주 개인전: 보우스트 막사 연대기》는 서구 지식인들이 구축해 온 탈식민 담론의 공백을 응시하는 데서 출발한다. 전시의 중심축이 되는 ‘보우스트 막사’는 네덜란드 군인이자 건축가 아우구스트 보우스트 대위가 설계한 군사 시설로, 1930년대 나치의 확장에 대비해 건설된 이후 인도네시아 식민 전쟁과 한국전쟁 파병, 냉전기를 거쳐 오늘날 난민 보호소로 전환되기까지 굴곡진 현대사의 흐름을 고스란히 품어온 장소다. 곽윤주는 장기간의 아카이브 리서치와 현장 조사를 통해 이 건축물이 체현한 역사적 궤적을 추적하며, 제도화된 지식 체계가 간과해 온 균열의 지점을 드러낸다.
곽윤주, 인터뷰_피터, 2026, 리서치 파편, 4분, 싱글채널 비디오
(사진 제공: 대안공간 루프)
전시장에는 각 도시의 기록 보관소와 네덜란드 왕립 군사 아카이브 등에서 수집한 사진, 영상, 문서 자료가 함께 제시된다. 특히 1:50 비율로 제작된 보우스트 막사 건축 모형과 공간 바닥에 테이프로 재현된 도면은 방대한 역사적 서사를 신체적 감각으로 환기하는 장치로 기능한다. 관객은 텍스트와 이미지로 남은 기록을 단순히 읽는 데 그치지 않고, 공간을 거닐며 구조를 몸으로 경험하게 된다. 영상 작업 〈Only The Ports Are Loyal To Us〉(2020)는 네덜란드와 인도네시아를 잇는 해양 이동성에 주목하며, 식민주의 사업을 가능하게 했던 시청각 아카이브의 권력 구조를 비판적으로 해체한다. 항구와 선박, 수라바야의 풍경을 교차시키는 화면은 과거의 기록과 현재의 이미지가 중첩되는 지점을 드러내며, 식민의 역사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임을 암시한다. 아마드와 피터의 인터뷰 영상(2026)은 서로 등을 맞댄 채 양쪽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설치되어 역사적 경험의 위치성과 충돌을 구조적으로 드러낸다. 냉전기 전신감청사로 복무했던 피터의 증언과 일본군 보조병 헤이호로 동원되었다고 말하는 아마드의 기억은 정보의 익명성과 개인 서사의 불확실성을 동시에 환기한다. 작가는 사실 여부의 검증을 넘어서, 기억이 현재의 맥락 속에서 어떻게 재구성되는지를 질문한다. 이번 전시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Holy Territory〉(2026)는 수라바야 전투 재연 커뮤니티를 다루며, 역사에 대한 현재주의적 재해석이 지닌 위험성을 지적한다. 영웅적 서사와 애국주의적 감정이 복합적인 맥락을 단순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작업은 기억의 정치학을 비판적으로 성찰한다. 이처럼 전시는 침묵된 목소리를 복원하고 억압된 기억을 가시화하는 예술적 실천을 통해, 동시대의 인식론적 공백 속에서 새로운 주체성과 정체성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곽윤주, Holy Territory, 2020, 25분, 싱글채널 비디오
(사진 제공: 대안공간 루프)
전시 기간 중에는 두 차례의 연계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3월 14일에는 수라바야 기반 문화 활동가 아니타 실비아의 강연과 곽윤주와의 대화가 진행되며, 도시를 ‘걷기’라는 실천을 통해 기록하는 「페르티간 지도」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식민지적 경계의 지속성을 짚는다. 3월 20일에는 문선아, 양지윤, 곽윤주가 참여하는 대담이 열려 냉전과 군사주의, 건축과 삶의 관계를 교차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전시가 제기하는 문제의식을 보다 입체적으로 확장하는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보우스트 막사 연대기》는 아카이브와 현장 조사, 픽션과 논픽션을 넘나드는 영상 에세이를 통해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여온 역사 서술의 구조를 다시 사유하게 한다. 전시는 3월 31일까지(매주 일·월 휴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작가 소개
곽윤주 Yunjoo Kwak (born in Seoul, South Korea, 1977)
곽윤주는 서울과 로테르담을 기반의 시각예술 작가이자 연구자이다. 그는 공식·비공식 아카이브, 건축, 역사
연구를 기반으로 현장 조사, 아카이벌 리서치, 지역 커뮤니티와의 연대 방식을 결합하며 작업한다. 또한 비디오
에세이, 사진, 디지털 몽타주, 아카이브 설치 작업을 통해 역사, 사회적 배제, 이주, 타자성, 영성의 문제를
다층적으로 다룬다. 그는 기념비를 세우기보다, 시각적 증언을 만들어 가면서 공식 서사에서 배제된 목소리와
개인과 집단의 기억에 대한 공감의 장을 구축한다.
사진 및 자료 제공: 대안공간 루프
Edited by 김민주
저작권자 ⓒ Thiscomesfr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