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2026년, 회화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 갤러리 SP, 동시대 회화 기획전 《획, 세포, 그리고 유령》 개최

김민주
2026-01-23

ea33506a98af8.jpg

Gallery SP, 《획, 세포, 그리고 유령》 전시 전경, 2026년 1월 22 - 2월 28.

(사진 제공: Gallery SP)


서울시 용산구 회나무로44가길 30에 위치한 갤러리 SP는 2026년 1월 22일부터 2월 28일까지 장순원과 정주원의 2인전 《획, 세포, 그리고 유령》을 개최한다. 전시는 완성된 이미지로 이해되기 쉬운 회화의 관점을 넘어, 회화를 구성하는 가장 근본적인 행위인 ‘획’을 중심으로 감각과 접촉의 지점을 탐색한다. 이번 전시에서 장순원, 정주원 두 작가는 화면 위에 남겨진 붓질의 흔적을 따라가며, 형상 이전의 감각적 접촉면을 드러낸다.


이 전시에서 획은 두 작가의 회화적 태도를 가르는 핵심적인 단서로 작동한다. 장순원과 정주원은 획을 단순한 물질적 흔적으로 보지 않고, 개인의 신체적 경험과 기억이 발화되는 하나의 목소리로 해석한다. 장순원은 짧은 획의 중첩을 통해 인간과 비인간, 실재와 상상이 뒤얽힌 이야기를 거미줄처럼 엮어내고, 정주원은 반복적인 붓질로 형태를 재구성하며 회화가 여전히 현실의 감각을 이어주는 매개로 기능할 수 있는지를 질문한다. 두 작가는 즉흥적인 붓질을 통해 형상과 비형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화면을 구축하며, 관객으로 하여금 변화하는 순간에 주목하도록 한다.


faf58284f59e0.jpg

정주원, 〈지루한 아파트 Humdrum Apartment〉, 2025, oil on linen, 127×127 cm

(사진 제공: 갤러리 SP)


이 같은 접근은 전시에 소개된 개별 작품에서 보다 구체적인 감각으로 확장된다. 갤러리 SP에서 선보이는 정주원의 작품 〈지루한 아파트 Humdrum Apartment〉는 즉흥적인 붓질을 통해 단순한 건축적 형태를 넘어 감정과 기억으로 경험되는 동시대의 거주 공간을 그려낸다. 화면에 반복되는 질감과 선들의 움직임은 정형화된 아파트의 외형을 해체하고 재구성하며, 관람객이 각자의 경험을 자연스럽게 투사하도록 유도한다. 정주원의 회화는 이처럼 익숙한 대상을 개인의 기억과 감각이 교차하는 장으로 확장하며, 동시대의 삶을 공감의 차원에서 환기한다.


장순원의 〈아직 아무도 태어나지 않았다 No One Has Been Born Yet〉는 쉽게 정형화되는 대상을 비정형적인 획의 중첩으로 풀어내며, 대상이 지닌 또 다른 가능성을 탐색하는 작업이다. 구체적인 형상을 지시하기보다는 붓질의 흔적과 물성 자체가 화면을 이끌며, 작품은 하나의 고정된 이미지라기보다 끊임없이 변이하는 관계의 장으로 열려 있다. 이러한 접근은 회화가 사물을 재현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획이 만들어내는 불안정한 상태를 통해 현실의 다층적 감각을 드러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ef4c5da174d3f.jpg


장순원 Sunwon Chang, 〈아직 아무도 태어나지 않았다 No One Has Been Born Yet〉, 2025, oil on canvas, 97×145.5 cm

(사진 제공: 갤러리 SP)


《획, 세포, 그리고 유령》에서 두 작가는 획이 점, 선, 면 사이를 오가며 풍경과 대상처럼 보였다가 이내 사라지는 과정을 반복하도록 한다. 물결처럼 인식되던 형상이 배의 돛으로 전환되거나, 구멍처럼 보이던 흔적이 상처로 읽히는 장면은 화면 위에서 도래와 후퇴를 거듭한다. 전시 제목 《획, 세포, 그리고 유령》은 이러한 회화적 흐름을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획은 형태의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며 화면 곳곳에서 형상을 이루는 동시에 다시 사라지고, 다음 이미지를 위한 기반으로 남는다. 이 과정 속에서 획은 세포처럼 확장되기도 하고, 유령처럼 붙잡히지 않는 상태로 머물기도 한다.


《획, 세포, 그리고 유령》은 회화를 감각과 경험이 교차하는 장소로 바라보는 전시다. 장순원과 정주원은 획이라는 최소 단위를 통해 현실을 다시 들여다보는 방식을 제안하며, 회화가 여전히 현재의 감각에 반응하고 사유할 수 있는 매체임을 확인한다. 화면 위에서 생성되고 흩어지는 붓질과 형상들을 따라가며, 이번 전시는 동시대 회화가 현실과 맺는 관계를 차분히 다시 톺아본다. 전시는 2월 28일까지 갤러리 SP에서 열린다.


자료 제공: 갤러리 SP 


Edited by 김민주


저작권자 ⓒ Thiscomesfr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THISCOMESFROM

 010-9468-8692

thiscomesfrom.mag@gmail.com

Internet news service business license : 서울, 아55225

26-1002, 192, Garak-ro, Songpa-gu, Seoul, Republic of Korea 

Registration date : 18th Dec 2023

Publisher & Editor : Jaehoon Cheon

Publication date : 1st Apr 2024

Child Protection officer : Jaehoon Cheon

© 2024 THISCOMESFROM.

All Rights Reserved – Registered in Republic of Korea

Use of this site constitutes acceptance of our User Agreement and Privacy Policy.

THISCOMESFROM

26-1002, 192, Garak-ro, Songpa-gu, Seoul, Republic of Korea | 010-9468-8692 | thiscomesfrom.mag@gmail.com

Internet news service business license : 서울, 아55225 | Registration date : 18th Dec 2023 |

Publisher & Editor : Jaehoon Cheon | Publication date : 1st Apr 2024

Child Protection officer : Jaehoon Cheon

© 2024 THISCOMESFROM. All Rights Reserved – Registered in Republic of Korea

Use of this site constitutes acceptance of our User Agreement and Privacy Poli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