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notations 주 注》 전시 전경 (사진 제공: PS CENTER)

이소요 작가의 개인전 《Annotations 주 注》가 2025년 10월 10일부터 11월 7일까지 PS CENTER에서 열린다. 전시는 18~19세기 영국, 미국, 한국에서 제작된 역사적 생물 자료를 참조해 만든 신작 3점을 선보이며, 과학적 지식이 형성되고 사회적으로 작동하는 방식을 탐구한다. 

전시는 세 개의 설치 작업으로 구성된다. 〈이종이식, P56〉은 18세기 영국 외과의사 존 헌터의 이종이식 실험을 재구성한 작품으로, 작가는 당시의 표본을 직접 관찰·분석하며 실험 자료를 비판적으로 재해석한다. 〈원형보존〉은 작가가 미국 의학박물관에서 액침표본 보존사로 근무하며 수집한 기록과 사진을 바탕으로, 지식과 객관성이 사회적 맥락 속에서 형성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자산어보』, 그림 없는 자연사〉는 조선 후기 정약전의 해양생물학 서적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해,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의 인식 체계가 교차하는 지점을 제시한다.

전시 제목의 ‘주 注’는 일반적인 ‘주석’의 의미와 달리 ‘물을 대다’라는 뜻을 지닌다. 이는 액체 속 표본과 해양 생물, 그리고 생명과 지식의 순환을 상징하며, 주석을 새로운 해석의 장으로 확장하는 도구로 활용한다.

《Annotations 주 注》 전시 전경 (사진 제공: PS CENTER)

이소요는 심리학을 전공한 후 예술과 자연과학을 넘나드는 학제 간 연구를 이어왔다. 렌슬리어공과대학에서 예술·과학사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국립현대미술관·서울시립미술관·경기도미술관·백남준아트센터·호주현대미술관 등에서 전시를 선보였다. 그는 생물 표본의 문화사와 과학적 지식 체계에 대한 탐구를 바탕으로 독창적인 작업 세계를 구축해왔다.

이소요의 이번 전시는 과학과 예술, 과거와 현재,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넘나들며 지식을 이해하는 방식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짐으로 시각적 체험을 넘어, 지식과 생명을 다른 시선에서 조명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사진 및 자료 제공: PS CENTER 

Edited by 김민주

저작권자 ⓒ Thiscomesfr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