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rtrait of Liliane Tomasko (사진 제공: 피비갤러리)

피비갤러리가 9월 24일부터 11월 7일까지 릴리안 토마스코(Liliane Tomasko)의 개인전 《Seeing Things》를 개최한다.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스위스 출신 작가 토마스코(1967년생)는 20여 년 동안 ‘꿈’과 ‘무의식’이라는 비가시적 세계를 탐구하며, 그것을 추상적 회화로 시각화해왔다. 이번 전시는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그녀의 개인전으로, 신작 시리즈 Seeing Things(2025)을 통해 강렬한 색채와 자유로운 붓질로 직조된 내면의 풍경을 공개한다.

토마스코는 2000년대 초부터 침구, 커튼, 옷가지 등 일상적인 사물들을 폴라로이드로 촬영한 이미지를 회화로 옮기며 정신의 흔적을 탐구해왔다. 특히 ‘정돈되지 않은 침대’는 그녀의 주요 모티프로, 잠과 꿈, 사라지는 감정들이 교차하는 공간으로 표현된다. 작가는 천의 주름과 질감에서 감정의 잔상을 포착하며, 점차 추상적 형태로 전환시켜왔다.

Liliane Tomasko: Seeing Things, Installation view at PIBI Gallery, 2025 (사진 제공: 피비갤러리)

최근에는 아크릴과 스프레이 페인트를 사용해 직관적이고 감각적인 방식으로 무의식의 세계를 탐색한다. 천의 선을 따라 붓질을 쌓아가는 과정에서 원래의 형상은 사라지고, 색과 빛, 그림자만이 남는다. 작가는 이를 통해 “우리의 삶과 행동, 그리고 세계와의 관계를 형성하는 또 다른 물질, 즉 ‘어두운 물질(dark matter)’과의 연결”을 시도한다고 설명한다.

토마스코의 회화는 철학자 모리스 메를로퐁티의 현상학과도 맞닿아 있다. 그는 추상회화가 재현을 넘어 세계를 ‘보는 방식’을 드러낸다고 보았다. 이처럼 토마스코의 작품은 명료함과 흐릿함,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오가며 의식 아래 잠재된 감정과 감각의 층위를 시각적으로 탐구한다.

피비갤러리는 이번 전시를 통해 토마스코가 20여 년간 이어온 꿈과 무의식에 대한 시각적 사유를 집약적으로 선보인다. 관객은 화면 속 색채와 형태의 흐름을 따라가며, 그 너머의 내면적 세계를 함께 경험하게 될 것이다.

Liliane Tomasko’s studio view (사진 제공: 피비갤러리)

사진 및 자료 제공: 피비갤러리

Edited by 김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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