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VERSATIONS II, Esther Schipper, Seoul, 2025. Courtesy of the artists and Esther Schipper, Berlin/Paris/Seoul Photo © Hyun Jun Lee (제공:에스더쉬퍼 서울)
에스더쉬퍼 서울은 인도 출신 작가 프라브하바티 메파일(Prabhavathi Meppayil)과 한국의 중견 작가 이수경의 2인전 《CONVERSATIONS II》를 5월 27일부터 7월 12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에스더쉬퍼 서울이 지난 3월 한남동으로 확장·이전하며 시작한 에스더쉬퍼 서울만의 독자적인 프로그램 《CONVERSATIONS》 시리즈의 두 번째 기획전이다.
다양한 방식으로 매체와 예술의 개념을 탐구하는 작가들이 서로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도록 새로운 맥락에서 작품들을 선보이는 일련의 기획전은 한국의 관객들과 보다 가까이에서 호흡하고 긴밀하게 교류하고자 하는 에스더쉬퍼의 지속적인 노력의 일환이다. 이러한 전시 프로그램을 통해 에스더쉬퍼는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온 글로벌 작가들을 한국에 소개하는 동시에, 한국의 작가들을 유럽에 소개하는 활발한 문화 교류의 매개체가 되도록 힘쓸 예정이다.

프라브하바티 메파일 fifty nine twenty two, 2022 젯소 패널에 구리 와이어 91,4 x 91,4 x 5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Esther Schipper, Berlin/Paris/Seoul Photo © Hyun Jun Lee (제공: 에스더쉬퍼 서울)
비슷한 시기 인도와 한국이라는 서로 다른 전통과 문화권 아래 성장한 두 명의 여성작가, 프라브하바티 메파일과 이수경. 두 작가는 각자의 방식으로 해석하고 받아들인 전통을 동시대적인 예술 언어로 표현하여 전통과 현대를 융합했다.
언뜻 보기에 미니멀한 추상 회화처럼 보이는 메파일의 작품들은 가까이 다가설 때 그 깊이를 드러낸다. 젯소가 겹겹이 칠해진 하얀 표면 아래의 위아래에서 반짝이는 금속 선들, 금세공을 할 때 쓰던 손 도구를 작품 표면에 반복적으로 찍어 만든 기하학적인 패턴의 화면은 메파일의 반복적이고 수행적인 작업의 결과이자 손으로 불어넣어진 인간의 온기가 더해진 작업이다.

(좌) 이수경 Translated Vase_2022 TVSHW 1, 2022 도자기 파편, 에폭시, 24k 금박 106 x 51 x 50 cm Courtesy of Esther Schipper, Berlin/Paris/Seoul Photo © Yang Ian 제공: 에스더쉬퍼 서울
(우) 이수경 Translated Vase_2023 TVGW 13, 2023 도자기 파편, 에폭시, 24k 금박 10 x 9 x 8,5 cm Courtesy of Esther Schipper, Berlin/Paris/Seoul Photo © Yang Ian (제공: 에스더쉬퍼 서울)
이러한 메파일의 작품들은 부서지고 조각난 파편들을 한데 모아 정렬하고 하나씩 이어 붙여 형태를 만들어가는 이수경의 작품과 맞닿아 있다. 금이 가고 부서져 날카로운 도자기의 단면들은 작가의 손길을 통해 연결되고, 형체에 내재된 과거의 상흔은 조금씩 덧입혀지는 잔금을 통해 느리지만 단단하게 치유된다. 제각각의 이유로 선택받지 못해 파괴되고 부서진 채 버려지던 도자기의 파편들은 이수경의 손끝에서 그 자체로 의미를 가진 완결체이자 새로운 오브제로 재탄생된다.
인도와 한국 출신 두 작가는 전통을 바탕으로 한 현대미술의 언어로 대화하고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낸다. 두 작가에게서 공통으로 보이는 수행적인 작품 제작 과정과 작가의 손을 거쳐 만들어지는 온기 있는 작품들은 과거를 현대적인 시각 언어로 승화시키는 숭고한 과정이다. 이번 전시는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지닌 두 작가가 만나 현대미술의 담론이 얼마나 풍부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뜻깊은 기회가 될 것이다.
작가 소개
프라브하바티 메파일 (Prabhavathi Meppayil, 1965~)
인도 벵갈루루(방갈로르) 출신으로 대대로 금세공일을 업으로 삼은 집안에서 태어났다. 여러 번 반복되는 수행적인 작업 과정과 작가의 손을 통한 수작업 중심의 공정들이 메파일 작업의 중심을 이룬다. 직접 만든 젯소를 바른 표면에 구리나 금, 은으로 만든 얇은 와이어를 얹고 다시 젯소를 바른 뒤 표면을 갈아내는 작업을 여러 번 반복하거나, 금세공의 도구들을 활용한 평면 작업들을 통해 프라브하바티의 미니멀하고 관조적이지만 사람의 온기가 느껴지는 작업의 특성을 엿볼 수 있다. 현재 메파일의 작품은 인도의 키란 나달 미술관, 미국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일본의 모리 미술관, 프랑스의 피노 컬렉션 등에 소장되어 있다.
이수경 (Yeesookyung, 1963~)
서울대학교 서양화과 출신으로 풍부한 서사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설치 미술, 조각, 퍼포먼스, 비디오 아트, 회화 등 다양한 매체와 분야를 넘나드는 작업을 한다. 대표작 á번역된 도자기ñ(2001~) 연작에서 이수경은 전통 가마에서 버려진 깨진 도자기 조각들을 순금으로 이어 붙였다. 금으로 연결된 부서진 파편들은 본래의 사물이 잃었던 의미를 넘어 새로운 아름다움으로 전환되었고 상처와 치유, 재생의 내러티브를 드러낸다. 이수경의 작품은 한국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영국의 대영박물관, 미국의 보스턴 미술관, 시카고 미술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사진 및 자료 제공: 에스더쉬퍼 서울
Edited by 김민주
저작권자 ⓒ Thiscomesfr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에스더쉬퍼 서울은 인도 출신 작가 프라브하바티 메파일(Prabhavathi Meppayil)과 한국의 중견 작가 이수경의 2인전 《CONVERSATIONS II》를 5월 27일부터 7월 12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에스더쉬퍼 서울이 지난 3월 한남동으로 확장·이전하며 시작한 에스더쉬퍼 서울만의 독자적인 프로그램 《CONVERSATIONS》 시리즈의 두 번째 기획전이다.
다양한 방식으로 매체와 예술의 개념을 탐구하는 작가들이 서로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도록 새로운 맥락에서 작품들을 선보이는 일련의 기획전은 한국의 관객들과 보다 가까이에서 호흡하고 긴밀하게 교류하고자 하는 에스더쉬퍼의 지속적인 노력의 일환이다. 이러한 전시 프로그램을 통해 에스더쉬퍼는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온 글로벌 작가들을 한국에 소개하는 동시에, 한국의 작가들을 유럽에 소개하는 활발한 문화 교류의 매개체가 되도록 힘쓸 예정이다.
프라브하바티 메파일 fifty nine twenty two, 2022 젯소 패널에 구리 와이어 91,4 x 91,4 x 5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Esther Schipper, Berlin/Paris/Seoul Photo © Hyun Jun Lee (제공: 에스더쉬퍼 서울)
비슷한 시기 인도와 한국이라는 서로 다른 전통과 문화권 아래 성장한 두 명의 여성작가, 프라브하바티 메파일과 이수경. 두 작가는 각자의 방식으로 해석하고 받아들인 전통을 동시대적인 예술 언어로 표현하여 전통과 현대를 융합했다.
언뜻 보기에 미니멀한 추상 회화처럼 보이는 메파일의 작품들은 가까이 다가설 때 그 깊이를 드러낸다. 젯소가 겹겹이 칠해진 하얀 표면 아래의 위아래에서 반짝이는 금속 선들, 금세공을 할 때 쓰던 손 도구를 작품 표면에 반복적으로 찍어 만든 기하학적인 패턴의 화면은 메파일의 반복적이고 수행적인 작업의 결과이자 손으로 불어넣어진 인간의 온기가 더해진 작업이다.
(좌) 이수경 Translated Vase_2022 TVSHW 1, 2022 도자기 파편, 에폭시, 24k 금박 106 x 51 x 50 cm Courtesy of Esther Schipper, Berlin/Paris/Seoul Photo © Yang Ian 제공: 에스더쉬퍼 서울
(우) 이수경 Translated Vase_2023 TVGW 13, 2023 도자기 파편, 에폭시, 24k 금박 10 x 9 x 8,5 cm Courtesy of Esther Schipper, Berlin/Paris/Seoul Photo © Yang Ian (제공: 에스더쉬퍼 서울)
이러한 메파일의 작품들은 부서지고 조각난 파편들을 한데 모아 정렬하고 하나씩 이어 붙여 형태를 만들어가는 이수경의 작품과 맞닿아 있다. 금이 가고 부서져 날카로운 도자기의 단면들은 작가의 손길을 통해 연결되고, 형체에 내재된 과거의 상흔은 조금씩 덧입혀지는 잔금을 통해 느리지만 단단하게 치유된다. 제각각의 이유로 선택받지 못해 파괴되고 부서진 채 버려지던 도자기의 파편들은 이수경의 손끝에서 그 자체로 의미를 가진 완결체이자 새로운 오브제로 재탄생된다.
인도와 한국 출신 두 작가는 전통을 바탕으로 한 현대미술의 언어로 대화하고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낸다. 두 작가에게서 공통으로 보이는 수행적인 작품 제작 과정과 작가의 손을 거쳐 만들어지는 온기 있는 작품들은 과거를 현대적인 시각 언어로 승화시키는 숭고한 과정이다. 이번 전시는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지닌 두 작가가 만나 현대미술의 담론이 얼마나 풍부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뜻깊은 기회가 될 것이다.
작가 소개
프라브하바티 메파일 (Prabhavathi Meppayil, 1965~)
인도 벵갈루루(방갈로르) 출신으로 대대로 금세공일을 업으로 삼은 집안에서 태어났다. 여러 번 반복되는 수행적인 작업 과정과 작가의 손을 통한 수작업 중심의 공정들이 메파일 작업의 중심을 이룬다. 직접 만든 젯소를 바른 표면에 구리나 금, 은으로 만든 얇은 와이어를 얹고 다시 젯소를 바른 뒤 표면을 갈아내는 작업을 여러 번 반복하거나, 금세공의 도구들을 활용한 평면 작업들을 통해 프라브하바티의 미니멀하고 관조적이지만 사람의 온기가 느껴지는 작업의 특성을 엿볼 수 있다. 현재 메파일의 작품은 인도의 키란 나달 미술관, 미국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일본의 모리 미술관, 프랑스의 피노 컬렉션 등에 소장되어 있다.
이수경 (Yeesookyung, 1963~)
서울대학교 서양화과 출신으로 풍부한 서사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설치 미술, 조각, 퍼포먼스, 비디오 아트, 회화 등 다양한 매체와 분야를 넘나드는 작업을 한다. 대표작 á번역된 도자기ñ(2001~) 연작에서 이수경은 전통 가마에서 버려진 깨진 도자기 조각들을 순금으로 이어 붙였다. 금으로 연결된 부서진 파편들은 본래의 사물이 잃었던 의미를 넘어 새로운 아름다움으로 전환되었고 상처와 치유, 재생의 내러티브를 드러낸다. 이수경의 작품은 한국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영국의 대영박물관, 미국의 보스턴 미술관, 시카고 미술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사진 및 자료 제공: 에스더쉬퍼 서울
Edited by 김민주
저작권자 ⓒ Thiscomesfr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