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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졌지만 여전히 존재하는 것’, 일우스페이스 《Still Missing》 개최

김민주
2025-04-24

일우스페이스 《Still Missing》 설치 전경, 최수앙 <Blueprint> 2022, 종이에 폴리우레탄 바니시, 종이반죽, 안료, 알루미늄 망, 가변 크기


한진그룹 산하 일우재단은 서울 중구 대한항공 서소문 빌딩 1층 로비에 위치한 일우스페이스(一宇SPACE)에서 2025년 4월 24일부터 5월 23일까지 기획전 《Still Missing》을 개최한다. 김춘미, 김유자, 조혜진, 이성미, 최수앙 등 다섯 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이번 전시는 ‘그리움’을 키워드로 삼으며, 지금 여기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여전히 자아의 주변을 맴도는 기억과 감정들을 탐구한다. 참여 작가들은 각자 자신을 사로잡았던 존재나 시공, 기억을 불완전한 화면과 입체로 시각화한다. 전시는 물리적으로 부재하지만 심리적·정서적 차원에서 영향을 미치는 이미지와 감정의 잔재를 따라가며, 관람자가 그 안에서 해석과 감응을 끌어낼 수 있는 여지를 제시하고자 한다.

 

(좌)일우스페이스 《Still Missing》 설치 전경, 조혜진 <창문들> 2024, 우레탄 필름, 겔미디엄, 목재, 가변크기 

(우)일우스페이스 《Still Missing》 설치 전경, 좌측부터 김유자 <목련의 털> 2021, 피그먼트 프린트, 우드 프레임, <꿈자국> 2021, 피그먼트 프린트, 우드 프레임, <귓속말> 2021, 피그먼트 프린트, 우드 프레임  


전시장에는 의도적으로 완결되지 않은 조각, 흐릿한 이미지, 반투명한 구조물들이 파편적으로 배치된다. 관람자는 그 사이를 걷는 동안 방향을 상실한 듯한 상태에 빠지며, 각기 다른 이미지와 감각의 잔향을 맞닥뜨리게 된다. 이 불확실하고 해석 가능한 장면들은 하나의 서사로 고정되지 않고, 오히려 관람자의 기억과 감정에 따라 유동적으로 구성된다.


이러한 전시 구성은 참여 작가들의 작업 태도와 맞닿아 있다. 김유자는 자신과 주변인의 서사가 뒤섞이는 경계를 사진 매체를 통해 시각화하며, 명확히 구분되던 개념들 간의 경계를 흐린다. 김춘미는 무의식에 스며든 기억의 파편을 서체와 형태 사이를 유영하는 추상 회화로 풀어낸다. 이성미는 개인사에 축적된 고통의 기억을 기반으로, 수행자적 태도와 노동 집약적인 방식으로 응축된 감정과 시간을 조각으로 구축한다. 조혜진은 주변화된 존재들이 사회 구조 속에서 소비되는 방식을 탐구하며, 그 안의 복합적인 층위를 시각 언어로 번역한다. 최수앙은 신체 조각의 해체와  재조합을 통해 몸의 잠재성과 사물성을 실험함으로써 몸과 사물, 그리고 세계를 인식하는 방식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제기한다. 

 

(좌)일우스페이스 《Still Missing》 설치 전경, 좌측부터 김춘미 <엽서> 2024, 린넨에 오일, <튤립과 종이> 2024, 린넨에 오일, <가지들> 2024, 린넨에 오일 

(우)일우스페이스 《Still Missing》 설치 전경, 좌측부터 이성미 <cornerstone 3(덩어리 드로잉)> 2024, 혼합재료, <덩어리 드로잉: Sculpture Drawing 2>, 2024, 혼합재료, <cornerstone 1(덩어리 드로잉)> 2024, <Angel stone 7, 2024, 혼합재료


《Still Missing》은 작가 개인의 내면에서 출발한 이야기들이 어떻게 보편적인 정서로 확장될 수 있는지를 탐색한다. 감정은 철저히 주관적이지만, 형상과 이미지의 언어로 번역될 때 타자와 공유될 수 있는 가능성을 품는다. 전시는 이러한 지점에서 ‘그리움’이라는 감정이 시각예술을 통해 교차되는 지점을 모색하고, 동시에 ‘사라졌지만 여전히 존재하는 것’을 감각의 차원에서 제시한다. 일우스페이스는 이번 전시를 통해 기억과 감정, 실재와 부재 사이의 다층적인 관계를 조형적으로 풀어내고자 한다. 그리움과 갈망이라는 인간의 근원적인 감정을 시각적 언어로 풀어낸 《Still Missing》은 관람자로 하여금 잊었다고 생각한 과거의 감각을 다시 불러오게 만들며 그것이 하나의 이미지로, 하나의 형상으로 환기될 수 있음을 보여줄 것이다. 전시는 5월 23일까지. 


자료 제공:  일우스페이스


Edited by 김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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