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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우스페이스 《이름을 문지르며》 전시 전경
서울 중구 일우스페이스에서 이름이라는 매개를 통해 존재를 탐구하고, 그 물리적·감정적 흔적을 다룬 8인의 기획전 《이름을 문지르며》를 개최하였다. 이번 전시는 이름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일상적인 감각에서 시작해, 그것을 부르고 쓰는 행위로 확장되며, 존재와의 접촉과 기억을 탐구하는 예술적 여정을 제시한다.
‘이름을 문지른다’는 표현은 단순한 언어적 행위를 넘어선다. 손으로 이름을 문지르는 행위는 물질성을 띠며, 추모의 장면에서 부재와 기억을 상징하는 강렬한 행위로 나타난다. 이번 전시는 그러한 물리적 접촉과 정서적 상징이 결합된 예술적 행위를 중심에 두고, 각기 다른 매체와 해석을 통해 관객에게 다가선다.
일우스페이스 《이름을 문지르며》 전시 전경
전시에 참여한 8인의 작가들은 회화, 조각, 디지털 매체 등 다양한 형식으로 존재의 불완전성과 매체의 제약을 탐구하며 각자의 시선을 담아냈다.
김상소(1996)는 복잡한 시공간 속 개별적 이야기를 재구성하는 회화 작업을 통해 관객과 서사를 공유한다.
김세일(1958)은 조각을 통해 몸의 존재 방식을 탐구하며, 작품 제작 과정에서 행위 예술적인 면모를 담아낸다.
구자명(1986)은 비물질적 존재를 물질로 치환하며, 이번 전시에서는 북한의 통제와 감시 시스템에서 영감을 받은 작업을 선보인다.
노충현(1970)은 개인적 기억과 역사적 장소성을 회화로 표현하며, 사진이 담지 못하는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탐구한다.
박광수(1984)은 인간과 자연의 유기적 관계를 탐구하며, 자신이 만들 특수한 붓으로 경계가 허물어진 회화적 장면을 만든다.
박노완(1987)은 일상의 이미지와 대상을 캔버스에 담아 흐릿한 형태로 재현하며, 스쳐가는 존재의 느낌을 전달한다.
박지훈(1967)은 이번 전시에서 3D 프린터로 표준의 허상을 드러내며 현대 인간의 고립과 모호성을 탐구한다.
최서희(1989)는 기억과 관념을 현재의 물질로 형상화하며, 과거와 미래를 아우르는 새로운 서사를 구축한다.
일우스페이스 《이름을 문지르며》 전시 전경
«이름을 문지르며»는 존재와 접촉하려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일그러짐과 왜곡을 감추지 않고 드러낸다. 이번 전시는 이름 없는 존재와의 만남을 기념하며, 작품을 통해 닿고자 했던 순간들과 관계의 가능성을 깊이 성찰하는 시간을 제안한다. 이는 단순히 물리적 접촉을 넘어, 존재와 존재 사이의 간극 속에서 이루어진 감각적, 정서적 접촉을 기린다. 관객은 이번 전시에서 전시 공간을 걸으며 눈앞에 펼쳐지는 불완전한 형상들과 마주하고, 존재란 무엇인가에 대한 깊은 성찰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 기대된다. 전시는 12월 15일까지.
Writer 김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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