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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읽는 한국 현대미술 60년 —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개관특별전 《사진이 할 수 있는 모든 것》

김민주
2025-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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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 사진미술관 《사진이 할 수 있는 모든 것》 전시 전경, 2025, 사진 정영돈.

(사진 제공: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은 2025년 11월 26일부터 2026년 3월 1일까지 개관특별전 《사진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개최한다. 본관 전관을 활용해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과 작가 소장품을 중심으로,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36인의 사진·사진 활용 작품과 자료 300여 점을 소개한다. 이번 전시는 전후 미술의 새로운 조형 언어가 모색되던 1960년대부터 동시대에 이르기까지, 사진이 한국 현대미술의 변화를 이끌어온 과정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한국 현대미술에서 사진은 단순한 기록의 기능을 넘어 회화·판화·조각·설치 등 여러 장르를 가로지르는 실험의 촉매로 작동해 왔다. 특히 1960~80년대 실험미술 세대는 사진을 개념적 사유와 행위, 사회 현실을 탐구하는 도구로 활용하며 새로운 시각 언어를 구축했다. 이승택과 김구림의 전위적 실험부터 ‘S.T.’ 그룹, ‘서울 80’, ‘현실과 발언’ 등 주요 작가들의 실천까지, 이번 전시는 시대와 세대를 넘나들며 사진이 확장시킨 예술적 감수성을 한 자리에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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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 사진미술관 《사진이 할 수 있는 모든 것》 전시 전경, 2025, 사진 정영돈.

(사진 제공: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전시는 네 개의 전시실을 따라 사진의 실험적 전개를 시기별로 구성한다. 1전시실에서는 김구림의〈불가해의 예술〉과 이승택의 초기 포토몽타주〈매달린 성〉 등 사진 이미지를 통해 조형 언어의 환치를 시도한 작업들이 소개된다. 또한 김차섭의〈상황–D〉는 자연의 질서와 사유의 구조를 연결한 실험적 구성으로, 곽덕준의〈포드와 곽〉은 매체 이미지와 개인적 시선을 교차시키며 사진의 사회적 기호성을 탐구한 작업으로 자리한다. 이러한 작품들은 1960~70년대 한국 작가들이 사진을 통해 현실과 관념, 조형과 실험을 확장했던 초기 시도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2전시실은 사진이 퍼포먼스와 개념미술의 핵심 도구로 부상한 1970년대의 변화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이건용의〈신체드로잉 76-1〉은 수행적 행위가 사진을 통해 구조화되는 과정을 기록하며, 송번수의〈공습경보〉는 포토세리그래피를 활용해 냉전기의 공포와 폭력의 기호를 전면화한다. 이강소의〈리퀴텍스—76122〉는 이미지와 물질의 경계를 흔들며 회화의 조건을 재해석한 작업으로 이어지고, 최병소의〈무제 9750000-2〉와 성능경의〈사진첩〉은 언어·이미지·사물의 관계를 되묻는 1970년대 개념미술의 중요한 흐름을 보여준다. 이 시기의 작업들은 사진이 기록을 넘어 ‘사유의 장치’로 기능하게 된 과정을 입체적으로 드러낸다.


701a947e1b762.jpg서울시립 사진미술관 《사진이 할 수 있는 모든 것》 전시 전경, 2025, 사진 정영돈.

(사진 제공: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3전시실은 1980년대 이후 등장한 시각적 인식 실험과 매체 확장의 흐름을 소개한다. 이교준의〈Untitled〉는 프레임의 구조를 사진적 조작으로 뒤흔들며 시각 경험의 틀을 재구성하고, 김춘수의〈드로잉 8106—소파〉는 실재와 이미지의 중첩을 통해 보는 행위 자체를 드러낸다. 문범의 작업은 감각과 지각의 상호성을 탐구하는 현상학적 태도를 보여주며, 박현기의〈무제(포토미디어)〉는 손의 구조와 기호를 통해 존재와 세계의 관계를 시각화한다. 지석철의〈반작용·체험—이미지〉는 실크스크린과 사진의 병치를 통해 평면과 입체를 넘나드는 독창적 회화적 실험을 구현한 작품으로 주목된다.


4전시실은 사회비판적 미술에서 사진 이미지가 수행한 역할을 조명한다. 김용익의〈“신촌의 겨울”에〉는 1980년대 정치 현실 앞에서 느낀 예술가의 무력감과 자전적 내러티브를 드러내며, 김건희의〈얼얼덜덜〉은 신군부 시기 정치·사회적 폭력의 감각적 마비를 인쇄매체 이미지로 비판한다. 김정헌의〈냉장고에 뭐 시원한 거 없나〉는 전쟁기록 이미지와 소비사회의 일상을 대비시켜 기억의 희석과 망각의 구조를 드러낸다. 민정기의〈숲을 향한 문 2〉는 사진·프로젝션·판화가 결합된 복합적 실험으로 억압과 해방의 대비를 극적으로 구성하며, 안상수의〈시옷.피라미드.자유로〉는 분단 현실과 통일의 염원을 조형적 상징으로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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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 사진미술관 《사진이 할 수 있는 모든 것》 전시 전경, 2025, 사진 정영돈.

(사진 제공: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사진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은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이 구축해 온 방대한 사진 컬렉션의 흐름을 동시대 관점에서 재해석하는 자리이자, 사진이 다른 매체와의 경계를 넘나들며 한국 현대미술의 확장을 가능하게 한 과정을 되짚는 기획이다. 관람객은 사진이 예술적 사유와 실험을 가능하게 한 매체였다는 사실을 다양한 작품의 층위 속에서 경험하게 된다.


사진 및 자료 제공: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Edited by 김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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