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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리컨의 날개 뒤에 가려진 어머니의 삶 — 줄리 커티스 개인전 《깃털로 만든 여인》

김민주
2025-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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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ie Curtiss, Nocturnal Visitor, 2025

Acrylic and oil on canvas, 101.6 x 76.2 cm | 40 x 30 in. 

© the artist. Photo © White Cube (Frankie Tyska).

(사진 제공: 화이트 큐브 서울)


화이트 큐브 서울은 프랑스 출신 작가 줄리 커티스(Julie Curtiss, b.1982)의 한국 첫 개인전 《깃털로 만든 여인(Maid in Feathers)》을 2025년 11월 5일부터 2026년 1월 10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신작 20여 점을 통해 탄생과 돌봄, 자아의 변화를 주제로 한 상징적 세계를 펼쳐 보인다.


줄리 커티스는 유화, 과슈, 조각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일상 속 불안과 내면의 그림자를 포착해 온 작가다. 전시 제목 ‘깃털로 만든 여인’은 작가가 모성이란 경험을 맞이한 뒤 겪은 심리적 전환을 상징한다. 커티스는 가사와 돌봄, 재생산 노동에 얽힌 여성의 역할과 정체성의 문제를 초현실적 이미지로 전환하며, 이를 유머와 상상력으로 비튼다. 작품 속 등장하는 새 형상은 작가 자신을 대변하면서 동시에 변화와 재생의 상징으로 작동한다.


전시의 중심에는 신작 〈두 요람(Cradles, 2025)〉이 있다. 흰 드레스를 입은 두 여성이 아이를 돌보는 장면과 그 반대편에서 이를 대신하는 두 마리의 펠리컨이 대칭을 이루는 이면화(딥티크) 형식의 작품이다. 현실의 인물과 상상의 존재가 겹쳐지며 모성과 자기희생, 그리고 존재의 변형이라는 주제가 한 화면에 공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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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큐브 서울, 《깃털로 만든 여인(Maid in Feathers)》 전시 전경 이미지

(사진 제공: 화이트 큐브 서울)


펠리컨은 이번 전시를 관통하는 주요 모티프로, 부활과 순환, 내적 변화를 상징하는 존재로 등장한다. 커티스는 이 상징을 확장해 ‘넓적부리황새’의 이미지를 겹쳐내며, 모성과 본능, 불안을 함께 품은 이중적 자아의 형상을 만들어낸다. 또한 거품기를 든 여자(Woman with a Whisk, 2025)〉와 〈외프 알 라 코크(Oeuf à la Coque, 2025)〉에서는 가정의 일상과 돌봄의 행위를 유머러스하면서도 불온하게 재구성한다. 작가는 이를 통해 돌봄과 봉사, 에로티시즘이 교차하는 여성성의 복잡한 감정을 드러낸다.


이번 전시는 줄리 커티스가 경험한 내면의 변화를 따라가며 탄생과 돌봄, 자아의 순환을 시각적으로 체험하게 하는 여정이다. 작가는 신화적 상징과 일상의 이미지를 결합해, 한 개인이 변화의 순간을 어떻게 맞이하고 다시 태어나는지를 회화적 언어로 풀어낸다. 관람객은 화면 곳곳에 스며든 모성과 불안, 유머와 초현실이 교차하는 장면을 통해 존재의 불완전함과 재생의 가능성을 동시에 마주하며, 삶의 균열 속에서 피어나는 변형의 순간을 포착하게 된다. 


작가 소개


efef1cad4a71e.jpg줄리 커티스 프로필 이미지

© the artist. Photo © White Cube (Fabrice Gousset)

(사진 제공: 화이트 큐브 서울)


줄리 커티스는 1982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나, 현재 뉴욕 브루클린에서 거주하며 작업하고 있다. 파리 국립고등미술학교에서 수학했으며, 재학 중 독일 드레스덴 미술대학과 미국 시카고예술대학에서 교환 과정을 이수했다. 2006년에 학사 및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최근 개인전으로는 화이트 큐브 홍콩 (2023), 뉴욕 안톤 컨 갤러리 (2022, 2020, 2019), 런던 화이트 큐브 메이슨스 야드 (2021), 로스앤젤레스 베리어스 스몰 파이어스 (2018), 뉴욕 브루클린 106 그린 (2017) 전이 있다.

 

다수의 그룹전에도 참가했다. 대표적으로 프랑스 퐁피두센터 (2025), 프랑스 포르크롤 카르미냑 재단 (2024), 텍사스주 달라스 미술관 (2023), 일리노이주 시카고현대미술관 (2023), 상하이 유즈미술관 (2023), 뉴욕 플래그 미술재단 (2023), 서울 리움미술관 (2022), 프랑스 니스 미술비엔날레 (2022), 뉴욕 더 셰드 (2021), 뉴욕 로슬린 낫소 카운티 미술관 (2019), 서울 페로탕 (2019), 뉴욕 클리어링 (2019), 런던 화이트 큐브 버몬지 (2017) 등이 있다. 커티스는 여러 차례 펠로우십 프로그램 참가 작가로 선정되었고,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 대표적으로 도쿄 유코보 아트 스페이스 귀국작가 레지던시 프로그램 (2019), 뉴욕 샤프 왈렌타스 스튜디오 프로그램 (2018), 뉴욕 살턴스톨 아트 콜로니 레지던시 (2017), 뉴욕 우드사이드 현대아트센터 레지던시 프로그램 (2013), 뉴욕 반 리어 펠로우십(2012), 루이비통 모에 헤네시 영 아티스트상 (2004), 독일 드레스덴 미술대학 에라스무스 유럽 교환 학생 프로그램 (2003) 등이 있다. 


사진 및 자료 제공: 화이트 큐브 서울


Edited by 김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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